구기정의 〈초과된 풍경〉이 제안하는 밀도있는 삶

정리: 이병희(제5회 제주비엔날레 총괄 큐레이터)


초과된 풍경
구기정의 제주비엔날레 출품작은 코로나 시기부터 이어온 〈초과된 풍경〉 연작이다. 정원을 주제로 한 전시를 계기로 시작된 이 연작은 카메라로 촬영한 자연 이미지와 3D 이미지, 실제 식물을 하나의 공간에 결합한다. 작가는 고성능 카메라로 땅과 식물을 촬영하면서 육안으로 볼 때보다 식물의 표면과 작은 벌레 같은 세부가 훨씬 선명하게 드러나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작업에서는 이러한 이미지를 실내와 도심의 제한된 공간으로 가져와 실제 식물과 함께 설치했다.
전시장에 놓인 실제 식물은 실내에서 ‘반려식물’로 널리 키우는 종류들이다. 장기간 관리하기 쉽다는 점과 함께 디지털 작업에 활용할 수 있는 기존 3D 모델이 비교적 많이 제작되어 있다는 점도 식물 선택의 기준이 됐다. 서로 다른 지역에서 유래한 이국적인 식물들이 오늘날 실내에서 일상적으로 재배되고 있다는 점 역시 작가가 관심을 가진 부분이다.
이번 작품에는 구기정이 이전에 제주에서 촬영한 식물과 현무암 등의 이미지도 사용됐다. 작가는 제주를 자연으로 잘 알려진 지역이면서 자연이 관광의 대상이 되고, 야자수와 토착적인 풍경처럼 서로 다른 성격의 자연이 함께 존재하는 곳으로 바라본다. 곶자왈과 비자림로 등에서 볼 수 있듯 자연 그대로의 상태와 인공적으로 조성된 풍경이 함께 존재하는 제주의 모습도 이번 작업과 연결된다.


사진과 3D, 실제 식물을 결합하는 방식
구기정은 사진을 전공한 뒤 사진의 범위를 디지털 이미지로 확장해왔다. 스크린숏이나 라이브 포토처럼 사진과 영상의 경계에 있는 이미지에 관심을 가지면서 사진, 3D 모델링, 디지털 이미지와 실제 오브제를 함께 사용하는 작업으로 발전시켰다.
〈초과된 풍경〉에서는 먼저 직접 촬영한 사진을 3D 소프트웨어에 입력한다. 이후 ‘디스플레이스먼트 맵(displacement map)’을 이용해 이미지의 밝고 어두운 부분에 따라 표면이 튀어나오거나 들어가도록 변환함으로써 평면 사진에 입체적인 효과를 만든다. 전시 공간 역시 사전에 3D로 모델링해 실제 식물과 3D 식물, 사진과 디지털 이미지가 놓이는 위치와 구조를 설계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하나의 기술이 두드러지기보다 여러 기술과 이미지가 서로 섞인 상태를 만든다. 액자 안에 다시 액자가 놓이고, 사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3D 이미지와 실제 식물, 디지털 식물이 한 공간에 함께 등장한다. 관객이 가까이 다가가 보아도 어디까지가 사진이고 어디부터가 3D로 만들어진 이미지인지 쉽게 구별하기 어렵다.

실제와 가상을 섞는 이유
구기정은 식물을 바라보는 행위 자체에서 명상적인 경험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명상은 하나의 이미지를 즉각적으로 이해하기보다 모호함을 오래 바라보고 그 차이를 생각하는 태도에 가깝다. 실제와 가상을 완전히 대비시키지 않고 서로 조금씩 어긋나게 결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두 이미지 사이의 작은 차이가 관객으로 하여금 무엇이 실제이고 무엇이 가상인지 확인하기 위해 작품을 더 오래 바라보게 한다.
도시에서 자연과 관계 맺는 방식 역시 작업의 출발점이다. 구기정은 오늘날 모두가 넓은 정원이나 자연을 가까이에 두고 살 수 없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아파트와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상황에서 “한정된 공간 안에서 어떻게 자연과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갈까”라는 질문이 실제 식물과 사진, 디지털 자연을 한 공간에 결합하는 작업으로 이어졌다.



다시, 선명하게 바라보기
구기정이 작업을 통해 제안하는 것은 익숙한 자연을 다시 자세히 바라보는 경험이다. 사람들은 식물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쉽게 지나치지만, 육안보다 선명한 카메라로 촬영된 이미지를 통해 식물의 표면과 형태를 자세히 보게 되면 익숙했던 대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작가는 실제로 자신의 작업을 본 사람들이 이후 식물을 보면서 “네 작업 같다”, “식물이 디지털스럽게 생겼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한다. 디지털 이미지를 본 경험이 다시 실제 식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영향을 준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작가가 말하는 ‘밀도 있는 삶’과도 연결된다. 구기정은 정보가 많아지고 이동이 편리해질수록 주변의 사물과 풍경을 자세히 보는 경험이 줄어들었다고 말한다. 어릴 때는 낯선 사물이 단단한지 부드러운지, 위험한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 자세히 보고 만져보았지만, 성인이 된 뒤에는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해 많은 것을 그냥 지나치게 된다는 것이다.
구기정에게 작업은 그렇게 익숙해진 식물을 다시 선명하게 바라보는 과정이다. 그는 고해상도 사진과 3D 이미지, 실제 식물이 뒤섞인 풍경을 통해 관객 역시 자신이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자연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고, 그 형태와 표면, 실제와 이미지 사이의 작은 차이를 다시 살펴보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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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Gijeong Goo기정

작업Works들
2026 Neutral Stretch / Layered Scenes / The Transparent Visual Appartus 7~12 / The Transparent Rendering Apparatus 1-2 / Endless Macro Hybrid Scenes / Exceeded Scenes 5 / Every organism subtly moves with its own independent rhythm / Exceeded Scenes 1-5 / Screen Chambers 1~3 / Macro Hybrid Scenes II 
2025 The Transparent Rendering Apparatus /The Transparent Visual Scenes / Relax+Motion+Effect / The Transparent Visual Apparatus 3~6 / The Transparent Visual Apparatus 1,2 / Exceeded Scenes 4
2024 Macromachineplantincubator /Macro Hybrid Scenes / Hybrid Isolated Landscape / Spectral field
2023 A deep realm where no shadows draw / Exceeded Scenes 1-4 / Exceeded Scenes 1-3 / Facing and Strolling / Crossing Bodies / Macro Scenes
2022 Contrology / Contrology (performance) / Whose order do your fingers follow? / Coagulation 3 / Exceeded Scenes 3 / Exceeded Scenes 1-2 / Exceeded Scenes 2 
2021 Famous Scenes / Exceeded Scenes 1 / Water is Transparent 2 / Rendered Pool / Synthetic Nature
2020 Tangible Moment / The Wall / Water is Transperent / Unknown
2019 Coagulation 2 / Coagulation / Rendered Nature / Bodi Stimuli / Douleur 3 / Douleur 2
2018 Nature is Blue / Douleur / The Excavation of Dream / New Machine
2015 Real-Google-Earth

기획Curations들 
Clearview Mechanism / Trans-비전ヴィジョン / Contrology

비평Critiques&외Other Materials
2026 초과된 풍경이 제안하는 밀도있는 삶
2025 Symbiocene: On the Living  / 구기정의 초과된 디깅과 (불)가능한 해부
2024 Gijeong Goo’s Rendering ≥ World
=%세GyeSe계세계Saegye
/ 구기정의 렌더링 ≥ 월드 =%세GyeSe계세계Saegye / 인공적인 풍경-자연스런 알아차림 / 더 자세한 소개
2023 I am listening in the room / Embracing: In and Out of the Body 
2022 아주 미세한 이질감의 배치 / 미디어 문법, 응고된 신체를 자각하기 위한 장으로서의 Contrology / Access-Control-Allow-Origin / 비지시적 사물들 / Ambiguous 3D World
2021 Super fine: 가벼운 사진술
2019 Exposing Humanity in the Machine
20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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